원문 출처 : 행정논총 44권 2호 (서울대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출처 : ncsoft 홈페이지 (홈 > PR > Expert report)
MMORPG 온라인게임 사이버공간의 특성 분석
사이버 공간의 의의 및 성격
사이버공간이란 용어는 윌리엄 깁슨이 1984년 발간한 과학소설 뉴로맨서에서 최초로 사용되었다. 이와 같이 처음에는 과학적 상상에서 시작된 사이버공간이란 개념은 1990년대 초 인터넷의 월드 와이드 웹의 발전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하여 새로이 나타나게 된 전자우편과 BBS 전자게시판, 다자간 채팅, 웹사이트 등은 새로운 사이버공간의 한 유형으로 인정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사이버 공간이 정말로 실재하고 있는가, 실재한다면 사이버공간의 성격은 어떠한 것인가에 대하여는 크게 3가지 견해가 존재한다. 첫 번째 견해는 사이버공간이란 단순히 컴퓨터 기술적인 것으로서 현실과 별개로 존재하는 사이버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견해이다. 사이버공간이란 새로운 신기술이 적용된 사회 현상을 부풀려 표현하는 것으로서 사이버공간의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두 번째 견해는 사이버공간은 디자인과 활동 면에서 현실과 구별되는 별도의 공간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견해이다. 사이버공간은 현실의 인간이 컴퓨터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만들어지는 공간이지만, 그래도 현실과는 다른 사이버공간 특유의 독자성이 존재한다. 인터넷의 개방성, 시간과 장소 비제약성 등이 현실에 대한 사이버공간의 특징으로서, 이러한 측면에서 별도의 공간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세 번째 견해는 사이버 공간을 지리적, 시간적으로 완전히 구별되는 새로운 공간으로 간주한다. 사이버공간은 지리적 거리와 시간을 초월하는 별도의 형이상학적 공간이며, 신체의 물리적 이동 없이 정신을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다.
현재 이중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두 번째 견해로서, 사이버공간은 현실을 완전히 대체하거나 현실과 완전히 괴리된 공간은 아니며, 현실을 보완하는 기능을 한다고 본다. 다만 인터넷 네트워크는 현실에서 실현될 수 없는 개방성, 동시성 등 특징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러한 특징 내에서 현실과 다른 공간상 특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공간의 구성 요소
일반적인 인터넷 공간은 위와 같이 현실을 보완하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MMORPG 온라인게임이라는 새로운 영역의 등장은 과연 사이버공간이 현실을 보완하는 공간으로서의 의미만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발생하게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MMORPG 사이버공간이 일반 인터넷 공간과 어떠한 차이점을 지니고 있는지, 즉 현실을 보완하는 일반적인 사이버공간과 다른 사이버공간으로서의 성격을 인정할 수 있는가를 검토하고자 한다.
사전적인 의미로 공간은 ‘물질이 존재하고 여러 현상이 발생하는 장소’로서의 의미와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영역이나 세계’라는 의미를 보유하고 있다. 전자의 공간은 물리적 개념의 공간이라 할 수 있고, 후자의 공간은 인간이 활동하는 현실 사회의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즉, 공간은 순수한 공간을 정의하는 물리적 개념과 인간이 활동하는 장으로서의 사회적 개념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물리적 개념의 공간은 차원으로 정의된다. 0차원은 점이며, 1차원은 선, 2차원은 면, 3차원은 입체 공간이 된다. 즉, 물리적 개념의 공간은 존재점의 있는 경우 0차원, 거리가 존재하는 경우 1차원, 방향이 존재하는 경우 2차원, 3개축에 의한 방향이 존재하는 경우 3차원으로 구분될 수 있다. 현재 우리가 존재하는 공간은 3차원인바, 따라서 3차원까지 공간의 주요 요소로는 점, 거리, 방향성을 들 수 있다.
사회적 개념으로서의 공간은 우리가 활동하는 인간 사회의 개념으로서, 사회적 생활에 기여하는 인간의 물리적 실천과 과정이다. 인간 사회의 사회구성체와 생산양식의 대표적인 활동은 정치적 활동, 사회적 활동 및 경제적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즉, 사회적 개념으로서의 공간은 정치성, 경제성, 사회성을 주요한 개념적 요소로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물리적 공간의 성격으로서 점, 선, 면을 검토하고, 사회적 공간의 성격으로 정치성, 경제성, 사회성을 검토하여 일반 인터넷 사이버공간과 MMORPG 사이버공간을 별도의 공간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를 살펴본다.
MMORPG 사이버공간의 물리적 성격
1. 인터넷 사이버 공간의 경우
① 점 : 웹 사이트, 이메일, 인터넷 커뮤니티 등 일반적인 인터넷 사이버공간에서는 자신이 현재 존재하는 점이 존재한다. 이 존재 점은 컴퓨터와 인터넷 망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순간 형성이 되며, 현재 자신이 열고 있는 인터넷 주소 및 창이 자신이 존재하는 점이 된다. 이러한 ‘점’은 인터넷 상에 무수히 많이 존재하지만 자신이 현재 존재하는 점은 오직 1개 페이지만이다. 기본적으로 인터넷 상에서 하나의 창에서 하나의 점이 존재한다. 이 하나의 점은 자신의 인터넷 주소를 특정할 수 있으며, 따라서 인터넷 망 전체에서 자신이 존재하고 있는 장소를 특정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공간의 ‘점’ 의 성격이 만족되게 된다.
② 거리 : 거리는 공간상에서 두 개의 점이 이어질 경우에 존재하는 개념이다. 그런데 인터넷 사이버 공간에서는 각각의 점은 존재하지만, 이 두 개의 점을 이어주는 연결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의 점에서 다른 점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주소를 입력하거나, 새로운 주소가 입력된 배너 창 등을 클릭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와 같이 이동하는 방법에서는 멀고 가까운 거리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인터넷 상에서 점과 점 사이의 접근은 기본적으로 동일한 시간이 소요되며, 따라서, 점과 점 사이의 거리는 측정 가능한 개념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③ 방향 : 거리는 1차원적 공간의 성질이고 방향은 2차원적 공간의 성질이다. 따라서 1차원적인 거리가 존재하지 아니하는 인터넷 공간에서 2차원적인 방향의 개념은 존재하기 어렵다. 일반적인 방향성은 인터넷 공간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2. MMORPG 사이버 공간의 경우
① 점 : MMORPG 사이버 공간 상에서 각 게임 캐릭터는 자신이 위치하고 있는 장소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위치를 게임 사이버 공간 상에 특정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간상의 점의 성격을 보유하고 있다. 이 점의 위치는 현실적으로는 컴퓨터 서버내의 전자신호로 존재하고 있지만, 사이버공간 상에서는 자신의 위치를 특정할 수 있고 이 위치가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임의로 변경될 수 없으므로, 사이버공간 상에서는 점의 성격을 지니게 된다.
② 거리 : 인터넷 상에서는 하나의 점에서 하나의 점으로 임의적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MMORPG 내에서는 하나의 점에서 하나의 점으로 임의로 이동할 수 없다. 하나의 점에서 다른 하나의 점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직접 캐릭터가 걷거나 뛰어야 하며, 이동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즉, MMORPG 사이버공간 내에서는 점과 점 사이에 거리의 개념이 존재한다.
③ 방향 : MMORPG 내에서는 각각의 방향을 특정할 수 있다. 실제 MMORPG 내에서 각 캐릭터는 지도를 보면서 마을에서 마을로 이동하게 된다. 해가 뜨고 해가 지는 장소를 기준으로 동서남북이 존재하며, 산, 평지, 강, 연못, 계곡, 늪지, 동굴, 사막, 만년설 등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많은 지형이 MMORPG 내에 존재한다. 이들 각각의 지형들은 점으로서 존재하며, 지형과 지형 사이에는 거리가 존재하고, 각각의 방향을 전체의 관점에서 지정할 수 있다.
MMORPG 사이버공간의 사회적 성격
1) 인터넷 사이버 공간의 경우
① 정치성 :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인터넷 사이버공간의 정치적 성격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2002년 대선에서 네티즌이 정치의 주요 세력으로 등장하였고, 인터넷에 의한 민주적 정치, 인터넷 여론 조사 등 인터넷 사이버 공간은 많은 정치적 성격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이버 공간의 정치적 측면은 기본적으로 사이버공간 내부의 정치적 성격에 의한 것이 아니라, 현실 정치에 대한 보완적 작용을 하는 것이다. 현실사회의 정치적 현상이 주(主)이고, 인터넷 사이버 공간의 정치적 현상은 현실의 정치에 대한 종(從)의 성격을 보유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인터넷 사이버공간 내에는 정치적 성격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 사이버 공간 내의 정치성은 현실의 정치에 대한 보완적인 역할을 하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에 대한 직접적인 지배력이 아닌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도에 불과하다는 한계성을 지닌다.
② 경제성 : 인터넷이 형성되는 초기에는 인터넷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였다. 그러나 현재에는 B2B, P2P, B2P 등 많은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업 모델이 형성되고 있다. 현재 인터넷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고 축적하는 공간이 아니라 매출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인터넷 사이버 공간의 경제성이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터넷의 경제성은 현실에서 매출과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기본적인 목적이며, 현실에서 매출과 수익을 창출하기 위하여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을 이용한다. 즉, 현실의 경제 현상이 주(主)이고, 인터넷 사이버 공간의 경제적 현상은 현실의 경제에 대한 종(從)의 성격을 보유하고 있다.
③ 사회성 : 인터넷 사이버공간에는 수많은 동호회, 클럽, 동창회 등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교 및 친교 집단들은 자신의 뜻에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이루어지는 공식 및 비공식 집단으로서, 구성원들 사이에 사회적 관계가 형성되게 된다. 인터넷 상의 사이버공간에서는 현실의 지위등과 관계없이 사회적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보다 더 폭넓은 사회성을 구현할 수 있다. 또한, 지역적 제한과 시간적 제한이 없이 사람들 사이의 관계 형성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인터넷 사이버 공간은 기존 현실 공간의 지평을 극적으로 확대한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2) MMORPG 사이버 공간의 경우
① 정치성 : MMORPG 사이버 공간 내에서는 정치권력의 추구가 게임 캐릭터의 하나의 목표로 기능한다. 리니지 MMORPG의 경우 군주와 성주가 존재하며, 많은 게이머들은 이러한 군주나 성주가 되기 위하여 전쟁을 하고 세력권을 넓힌다. 성주는 자신의 영지에 세율을 정할 수 있고, 자신의 성에 대하여 배타적인 지배권을 누리게 된다. 이러한 정치적 권한은 인터넷 사이버 공간에서와 같은 간접적인 영향이 아니라, 상대 캐릭터에 대하여 배타적인 지배권을 행사하는 직접적인 영향이다. 즉, MMORPG의 정치성은 현실에 대한 보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이버공간 자체 내에서의 정치적 권력을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일반 인터넷 사이버공간에서의 정치성과 차별이 있다.
② 경제성 : MMORPG 사이버공간 내부에는 자체적인 생산시스템이 존재한다. 리니지의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무기, 방어복 등의 장비는 캐릭터들이 직접 생산하거나, 다른 캐릭터가 제작한 것을 구입하여야만 장비를 착용할 수 있다. 이와같이 직접 제작하거나 구입하여야만이 장비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MMORPG 내에서는 시장이 활발하게 형성되어 있다. MMORPG 사이버공간상의 경제에서의 가장 큰 특징은, 여기에서 이루어지는 경제적 행위는 현실에서의 이득을 추구하는 행위가 아니라 사이버공간 상에서의 이득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즉 인터넷 사이버공간의 경제적 행위는 현실 경제의 부수적인 활동이지만, MMORPG에서의 경제적 행위는 사이버공간 내에서의 생산과 수익 창출 그 자체가 경제 활동의 목적이 된다.
③ 사회성 : MMORPG 게임 내에서도 혈맹, 동맹 등 각종 모임이 존재한다. 그러나 MMORPG의 커뮤니티와 일반 인터넷 사이버공간의 커뮤니티와는 기본적인 차이점이 존재한다. 일반 인터넷 사이버공간에서는 개인의 사회적 지위, 성별 등과 관계없이 개인사이의 관계가 설정될 수 있다. 또한, 기존에 활동하던 아이디가 아니라 다른 아이디로 접속하더라도, 동일인이라는 것이 확인되면 활동에 아무런 차이나 제약이 없다. 그러나 MMORPG내의 캐릭터들 사이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캐릭터의 레벨과 장비 수준에 의하여 결정된다. 캐릭터의 수준과 관계없이 게이머의 개인적 특성에 의하여 관계가 형성되기는 어렵다. 한 게이머가 60레벨 캐릭터와 20레벨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다면, 60레벨 캐릭터가 만나서 관계를 맺는 사회적 관계와 20레벨 캐릭터가 만나서 관계를 맺는 사회적 관계는 완전히 다르다. 즉, MMORPG 내의 사회적 관계는 게이머의 개인적 특성에 의해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MMORPG 캐릭터 수준에 의해서 형성된다.
결론
인터넷 사이버공간은 물리적인 공간의 성격 중에서 점의 성질을 만족하고, 거리와 방향성의 성격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이는 인터넷 사이버 공간은 점의 0차원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하여 MMORPG 사이버 공간은 점과 거리, 방향의 공간적 조건을 모두 만족한다. 즉, 인터넷 사이버 공간은 0차원적으로 존재하는 공간이며, MMORPG 사이버 공간은 3차원적으로 존재하는 공간이다. 물론 MMORPG 공간은 컴퓨터 서버 내에 존재하는 프로그램으로 현실적으로 실존하는 공간은 아니다. 그러나, MMORPG 공간은 그 내부에서 활동하는 각 캐릭터들에게는 3차원의 공간을 보유한 실질적인 공간이다. 그리고 인터넷 사이버 공간은 현실의 정치, 경제, 사회를 보완하고 확대하는 의미를 지니지만, MMORPG 사이버 공간은 사이버공간 자체의 정치, 경제, 사회의 논리를 지니고 있다. 즉 최소한 일반적인 인터넷 사이버 공간과 MMORPG 사이버 공간 간에는 분명한 차별성이 존재하며, MMORPG 공간은 단순히 현실을 보완하는 공간이 아니라 완전한 별개의 사이버공간으로서의 성격을 인정할 수 있다. MMORPG 게임은 사이버공간의 새로운 공간 성격을 창출하고 현실 공간 외에 인간의 활동 공간을 극적으로 확대시켰다는 점에서 인간 인식 지평의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도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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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소개]
본 글은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발간하는 학술지 행정논총 44권 2호에서 최성락님의 논문 [MMORPG 사이버공간에 대한 규제 패러다임에 관한 연구]를 요약 발췌한 것입니다. 본 논문에서 저자는 온라인게임이 이루어지는 MMORPG 사이버공간은 현실 공간 및 일반 인터넷 사이버공간과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현실과 인터넷과는 다른 시각으로 MMORPG 게임에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 소개]
최성락님은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동양공전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게임산업 부문에서의 정부-기업관계 변화, MMORPG 사이버공간에 대한 규제 패러다임에 관한 연구, 온라인게임 이해관계자의 이익관계 분석, 온라인게임 산업에서의 정부기업관계에 관한 연구 등의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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